최근 한국경제 사설이 금융노조의 주4.5일제 요구를 "억대 연봉 은행원의 배부른 투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철저히 외면한 채, 특정 직종의 연봉과 은행권 순이익만을 앞세워 여론을 호도하는 억지 선동일 뿐이다. 저출생으로 인한 국가 소멸의 위기가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 주4.5일제를 반대하는 것이 진짜 '배부른 소리'다.
사회초년생들의 일자리 부족을 언급하면서도, 정작 노동시간 단축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은 왜 외면하는가. 아무런 근거없는 '배부른 투정'이라는 낙인은 결국 주4.5일제에 대한 전 사회적 반감을 조장하고, 한국 사회의 미래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 인구절벽, 지역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 서 있다. 특히 금융산업 노동자들의 현실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지난 8년간 금융노동자의 출생아 수가 64% 이상 감소했다. 아무리 연봉이 높다 하더라도 아이를 낳고 키울 시간과 여유가 없다면 출산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근로조건 문제가 아니라, 사회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생존의 문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주4.5일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켜내기 위한 실질적 해법이자 유일한 선택지다.
주4.5일제가 가져올 효과는 분명하다. 노동시간 단축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저출생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금요일 오후의 여유는 수도권에 집중된 소비와 문화를 지역 곳곳으로 확산시키며, 침체된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마중물이 된다. 또한 충분한 쉼은 창의적 발상과 도전을 촉진해 기업과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주4.5일제는 특정 직종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미래 자산이다.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주4일제와 주4.5일제를 실험하며 근로자의 만족도와 생산성 향상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두고 '배부른 투정'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오히려 기득권만을 옹호하는 특권적 사고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국가경제를 걱정한다면, 어떻게 주4.5일제를 확산시켜 사회적 위기를 돌파할 것인지 논의하는 것이 마땅하다.
주4.5일제는 결코 사치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내일을 지켜내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주4.5일제 도입을 미룬다면 저출생과 지역소멸, 국가소멸이라는 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금융노조는 주4.5일제를 통해 노동자와 국민 모두와 함께 더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