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HF) 부사장 임기가 지난 9월 만료되었음에도 후임 인선이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HF가 그동안 독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정책을 수행하지 못했던 이유는 인사 원칙에서부터 경영 자율성이 배제되어 왔기 때문이다. 부사장직은 조직의 살림을 총괄하고 사장을 보좌하는 핵심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1년간 한국은행 출신 퇴직 임원들이 독점하며 조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정권의 전리품처럼 반복된 ‘낙하산 인사’는 공공기관의 독립적 운영을 무너뜨리고, 조직원들의 자존감과 사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려 결국 국민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 퇴행적 인사 관행이다.
정부의 책임 있는 인사 기조, HF도 예외일 수 없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의 선순환 체계와 정책금융의 역할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성과 책임성을 최우선하는 인사 원칙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기관장을 내부 출신으로 임명하며 조직 안정과 현장 전문성을 강화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다. 금융노조는 이러한 책임 있는 인사 기조가 HF에도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한다. HF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핵심 금융공공기관으로, 현장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내부 인사만이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를 지켜낼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HF 인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HF 인사 정상화, 끝까지 관철하겠다!
금융노조는 HF의 장기적 발전과 공적 역할 강화를 위해 전문성과 현장 이해도가 가장 높은 내부 출신 인사가 부사장으로 임명되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이번 인선은 앞으로 금융공공기관 인사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자율적 경영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는지를 가늠할 중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을 정권의 도구로 삼는 구시대적 관행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이익과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최우선에 두는 책임 있는 인사로 응답해야 한다. 금융노조는 국민의 세금과 경제를 다루는 국책금융기관이 본연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HF 인사의 정상화를 끝까지 관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