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제25대 이사장 선임 절차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지난 50년의 신보 역사를 돌아보면, 역대 이사장 21명 중 17명이 정부 관료 출신이며, 그중 12명이 소위 ‘모피아’라 불리는 경제 관료였다. 그러나 신보는 기재부의 자회사도, 관료 집단의 경력 관리용 기관도 아니다. 신보는 중소기업과 국가경제를 책임지는 대한민국의 독립적인 정책금융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의 수장을 외부 관료 출신 인사에게 맡겨온 관행은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신보의 미래 경쟁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다. 신보는 지난 50년을 넘어 다음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지금 필요한 리더는 자리를 거쳐 가는 관료가 아니라, 신보의 역사와 업무, 조직 문화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현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 목표인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을 추진할 수 있는 검증된 신보 출신 리더이다. 신보 출신 이사장은 신보의 업무 구조, 중소기업금융의 특수성, 노사관계의 본질을 가장 잘 아는 적임자를 배치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선택이다. 내부를 아는 리더만이 조직의 강점을 살리고, 외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신보의 미래는 노동존중과 신뢰에 기반한 노사관계 위에서만 가능하다. 노동조합을 대화의 파트너가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관료적 리더십으로는 신보를 이끌 수 없다. 조직 구성원과 소통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경영에 반영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이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분명히 요구한다.
하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관행적 낙하산 인사와 모피아 독점을 중단하라.
하나, 신보의 역사와 업무를 잘 아는 경험과 경륜을 갖춘 신보 출신 이사장을 선임하라.
하나, 공공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는 모피아 밀실 인사를 단호히 배격하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번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선임 과정을 끝까지 주시할 것이다. 만약 또다시 신보를 관료 집단의 경력 관리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선택이 강행된다면, 신보 노동자 전체에 대한 명백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금융노조 차원에서 출근 저지 투쟁은 물론 강력한 대정부 낙하산 인사 철회 투쟁에 나설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신용보증기금의 미래는 관료가 아니라 신보인(信保人)이 책임져야 한다.
2026년 2월 5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윤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