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오는 10일부터 주요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ETF 신탁 판매 실태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한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불합리한 판매관행을 바로잡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검사가 문제의 근본 원인은 외면한 채 또다시 현장 금융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미 홍콩 H지수 ELS 사태에서 이러한 모습을 똑똑히 확인했다. 고위험 상품 판매를 부추긴 실적 중심의 KPI와 영업정책, 허술한 사전 감독 등 근본 원인은 외면하고 금융회사와 현장 노동자를 향한 대규모 검사와 제재가 이루어졌고,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 그리고 현장 노동자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자성은 고사하고 같은 방식을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 올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출시를 허용한 뒤 시장 변동성 확대와 투자자들의 비판이 커지자 황급하게 규제를 강화해 놓고, 이제는 은행 ETF 판매 현장을 겨냥해 대대적인 검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또다시 비난의 화살을 현장 노동자에게 돌려 책임을 모면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번 ETF 문제 역시 현장 직원의 설명의무 이행 여부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낮은 목표수익률을 활용한 판매방식과 수수료 체계, 본점의 KPI와 영업목표가 판매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야 한다. 금감원 스스로 수수료 체계와 KPI, 판매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만큼 구조적인 문제는 그대로 둔 채 녹취와 서류를 뒤져 현장 금융노동자의 책임부터 묻는 식의 검사는 감독권의 남용이다.
상품을 팔라고 할 때는 실적을 요구하고 문제가 생기면 현장 노동자에게 책임을 묻는 악순환은 이제 끝내야 한다. 금융노동자는 자신이 결정할 수 없는 상품과 판매정책, KPI와 영업목표 속에서 일하고 있다. 상품과 제도, 영업구조, 감독의 문제는 그대로 둔 채 현장의 책임과 업무 부담만 늘리는 것으로는 불완전판매도 막을 수 없고 금융소비자도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분명히 경고한다. ELS의 실패를 ETF에서 반복하지 마라. 금융당국은 금융노동자를 희생양 삼는 사후 검사와 책임 추궁이라는 구태를 벗어나 상품 도입부터 수수료 체계, KPI와 영업정책, 감독체계까지 전 과정을 돌아봐야 한다. 금융노조는 금융당국과 경영진이 져야 할 책임과 비판의 화살을 금융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어떠한 시도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10만 금융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2026년 8월 10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윤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