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금융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2026년 산별중앙교섭이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금융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단순히 몇 가지 노동조건의 개선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어떤 노동 환경을 만들 것인지, 청년에게 어떤 미래를 물려줄 것인지, 금융산업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시대의 변화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고, 결국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마저 중지됐습니다. 금융산업과 노동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사측의 인식과 교섭 태도는 여전히 구태에 빠져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4.5일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과제입니다. AI와 기술혁신은 금융산업은 물론 대한민국의 노동시장 전체를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이제 기술이 만들어낸 생산성 향상과 성과를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 답해야 할 때입니다.
기술혁신은 자본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의 땀과 노력이 더해져야만 이루어집니다. 그렇기에 그 성과는 반드시 노동시간 단축과 좋은 일자리, 노동자의 더 나은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노동자에게는 재충전의 시간을 돌려주고,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줘야 합니다.
주4.5일제는 단순히 덜 일하자는 요구가 아니라 노동자의 삶을 바꾸고, 일자리를 더해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대전환을 이루자는 것입니다. 2002년 금융노조가 대한민국 최초로 주5일제의 문을 열었듯, 우리는 다시 한번 주4.5일제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합니다.
실질임금 인상 역시 금융노동자의 노동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라는 당연한 요구입니다. 물가는 오르고 임금의 실질 가치는 떨어지는 동안 점포와 인력은 줄었고, 현장의 업무와 책임은 더욱 커졌습니다. 어려운 현장 상황 속에서 금융노동자들이 오롯이 감당하며 이뤄낸 성과에 대해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야 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금융기관 강제 지방이전 역시 우리의 노동과 삶에 직결된 문제입니다. 사측은 산별중앙교섭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근무지와 인사·배치, 가족의 삶까지 바꾸는 문제를 어떻게 노동조건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정부 정책이라는 이유로 실제 인사와 근무조건을 결정하는 사용자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방 소멸로 국가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지방엔 사람이 떠나고 청년이 일할 곳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몇 개의 금융기관 본점 간판을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지역 발전은 청년이 지역에서 일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산업과 금융의 기반을 만드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금융노조는 산별중앙교섭에서 주4.5일제 도입을 통해 내수 소비와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청년 창업 특별출연 및 보증 지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금융산업공익재단과 연계해 청년들의 자립과 창업 지원을 확대하고, 퇴직인원의 30% 이상을 청년으로 신규 채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셈법에만 빠져 졸속으로 추진되는 금융기관 강제 지방이전을 저지하고, 금융의 힘으로 청년에게 희망과 기회를 더해 진짜 지역을 살리는 투쟁에 앞장서겠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오는 8월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단순한 찬반의 선택이 아닙니다. 우리의 투쟁 의지를 확인하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함께 뜻을 모아 사용자와 정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주4.5일제를 통해 대한민국 노동의 역사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미래 세대인 청년에게 희망의 길을 열어주는 투쟁에 조합원 동지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금융노조는 세상의 변화를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함께 투쟁하며 새로운 변화의 길을 열어왔습니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이 43개 지부 10만 금융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로 다시 한번 금융노동자 투쟁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여름으로 기억되도록 힘차게 나아갑시다.
2026년 8월 10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윤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