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공공기관 운영의 민주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발의 후 약 1년 만에 통과되어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번 개정안 통과를 환영한다.
이번 공운법 개정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자문위원회에서 행정위원회로 법제화함으로써명실상부 독립된 의사결정체계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운영의 민주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름만 바뀌었다고 나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재부의 나라’에서 ‘재경부의 나라’로 이름만 바꾸는 개혁이어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은 관료의 통제 대상이 아닌 국민의 삶과 민생을 책임지는 공공서비스의 핵심 기반이다. 이제는 수십 년간 공공기관을 옥죄어 온 관료 중심의 통제와 폐쇄적 운영체계를 과감히 바꿔야 한다.
우선,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관료주의를 넘어 국민을 위한 기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위원장과 상임위원부터 관료주의를 깨고 공공성 강화를 추진할 수 있는 인사로 구성해야 하며, 공공기관을 다시 관료의 통제 아래 두는 인사가 아니라 국민의 삶과 공공서비스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인사를 선택해야 한다.대통령의 결단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서비스 강화를 위해 공공부문의 역할과 인력 확대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인력 감축을 기본조건으로 삼는 정책이 반복되고 있다. 공공서비스 강화를 말하면서도 관료들이 고정된 틀 안에서 인력 감축을 강요하는 이 모순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며, 관료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대통령의 철학을 공공기관 정책에서부터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까라면 까라’식 임금결정과 줄세우기식 경영평가 제도 역시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공공기관의 임금과 근로조건은 총인건비 제도와 각종 지침, 경영평가를 통해 사실상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제해 왔다. 정부가 기준을 정하고 기관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는 민주적 의사결정도, 노동자와 기관의 의견을 반영할 민주적 협의기구도 설 자리가 없다. 공운법 개정으로 민주성·독립성 강화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이제는 임금과 근로조건 결정구조의 민주화도 함께 진척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노·정·전문가가 참여하는 민주적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임금과 근로조건이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
이에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민간위원장과 상임위원을 관료주의 타파와 공공성 강화를 실현할 수 있는 인사로 구성하라.
하나, 임금과 근로조건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통제를 철폐하고, 총인건비 제도와 각종 지침 및 경영평가를 통한 통제방식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민주적 보수위원회를 설치하라.
하나, 공공서비스 강화를 위해 일률적인 인력 감축 중심의 정책을 폐지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공공서비스 인력을 확대하라.
이제 우리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국민과 함께 공공기관을 옥죄고 있던 관료주의와의 투쟁을 선포한다. 이번 공운법 개정은 단순한 조직과 제도의 변화를 넘어 공공기관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 뜻과 염원에 함께하는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관료주의 철폐와 공공기관 대개혁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엄숙히 결의하고 천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