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수협은행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행장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를 거쳐 지원자 6명 전원을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후보자를 가려내기 위한 서류심사에서 전원이 통과한 결과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은행의 미래를 책임질 수장을 뽑는 과정에서 충분하고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지 우려스럽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조직의 미래는 어떤 사람을 책임자의 자리에 세우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금융산업은 투명성과 신뢰가 생명이다. 금융기관의 수장을 뽑는 과정에 의문이 남는다면 그 결과 역시 신뢰받기 어렵다. 행장추천위원회는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후보자들을 평가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앞으로 진행될 면접도 단순한 요식행위에 그쳐서는 안 된다.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엄정하게 검증해야 한다.
더구나 수협은행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어업인과 수산업을 뒷받침하는 고유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만큼 차기 은행장은 금융 전문성과 경영능력뿐 아니라 수협의 협동조합적 정체성, 수산업·어업인에 대한 역할, 조직의 역사와 특수성까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단순한 수익성이나 경력만으로 수협은행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수협은행이 지켜온 역할을 이어가고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철학과 역량을 갖췄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
노동조합의 검증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은행장의 경영철학과 인사 원칙은 직원의 고용과 노동조건, 조직문화와 노사관계에 직결된다. 직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이 후보자가 어떤 원칙으로 조직을 이끌 것인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다. 직원들과의 신뢰 없이 안정적인 경영과 조직의 발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최종 후보자 선정에 앞서 후보자들은 수협중앙회지부 위원장과의 공식 면담에 응해야 한다.
금융노조는 금융기관의 낙하산 인사와 부당한 인사를 묵과한 적이 없다. 이번 수협은행장 선임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권·정부·외부기관의 부당한 개입이나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짜맞추기식 선임이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금융노조는 수협중앙회지부와 함께 선임 과정 전반을 끝까지 지켜보겠다. 문제가 확인된다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