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을 공식화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를 2027년 하반기 세종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금융산업의 특수성과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은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문이다.
금융노조는 금융산업은 정책당국, 감독기관, 정책금융기관 및 금융회사 등 다양한 자본시장 주체 간 긴밀한 소통과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작동됨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특히 경제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러한 협력체계는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IMF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융정책과 감독, 금융현장 간 신속하고 긴밀한 협력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금융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금융위원회를 금융현장에서 떼어 놓으려 한다. 정부 부처 간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이유로 분초를 다투는 금융정책 결정기관을 금융현장과 분리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결정인가. 누구는 화면 속에서, 누구는 고속도로와 철길 위에서 어떻게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단 말인가.
정부의 정책적 모순도 납득하기 어렵다. 과거 노무현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하면서도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 서울을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펴왔다.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 이재명 대통령 역시 서울을 경제수도로, 세종을 행정수도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묻지 않을 수 없다. 금융정책 기관을 현장과 분리하면서 어떻게 서울을 글로벌 금융중심지이자 경제수도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행정 편의적 발상으로 수십년간 쌓아온 국가 금융경쟁력을 훼손하는 정책은 정당화될 수 없다. 정부는 더 이상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말고 금융위원회 세종 이전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그리고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농협·새마을금고 등을 비롯한 금융기관 지방이전 논의도 전면 중단하라. 정부가 우리의 경고에도 금융위원회 세종 이전을 강행하고 금융기관 지방이전까지 밀어붙인다면 금융노조는 10만 금융노동자의 힘으로 끝까지 맞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