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오늘(4일)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권에 약 3,6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2024년 1월 대규모 손실이 본격화되고 금융감독원이 현장검사에 착수한 지 약 2년 10개월 만이다. 금융노조는 과도한 제재 부담이 줄고 장기간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
금융노조는 불합리한 과징금 산정 기준을 바로잡기 위해 작년 12월 인수위원회 시작부터 투쟁을 전개했다. 이후 올해 1월 금융위원회 앞 결의대회와 기자회견, 8월 말까지 1인시위를 이어가며 끈질기게 싸워 왔다. 은행이 얻은 것은 수수료인데, 투자원금 전체를 기준으로 한 과징금은 수익과 위반 정도에 비해 과도한 제재였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 과징금과의 형평성을 따지고, 자율배상을 독려한 금융당국에 배상 노력에 걸맞은 감경을 요구했다. 면책이 아닌 합리적 제재를 요구한 것은 과도한 부담이 사업 축소와 고용 불안으로 이어져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이번 투쟁은 금융노조가 주도한 투쟁 중 가장 긴 투쟁의 역사로 기록되었다.
결국 사전통보 당시 2조 원대였던 과징금은 최종 3천억 원대로 크게 줄었다. 금융노조는 이번 결정을 원칙과 비례성을 요구해 온 투쟁의 성과로 평가한다. SC제일은행처럼 소매금융 철수와 고용 불안까지 우려됐던 곳에서는 생존권을 위협하던 부담을 덜게 됐다. 경영진은 이번 결정을 고용 안정과 소비자 신뢰 회복으로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과징금 조정으로 ELS 사태의 과제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고위험상품 판매를 허용한 정책과 경영진의 무리한 실적 경쟁, 위험을 제때 막지 못한 감독의 한계도 짚어야 한다. 은행과 금융지주 경영진은 과도한 판매목표와 실적 중심의 성과평가를 바꾸고, 금융당국은 사후 제재를 넘어 피해를 예방하는 감독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직원의 서류와 설명 절차만 점검해서는 같은 사고를 막기 어렵다. 충분한 상담시간과 전문인력을 보장하고 소비자보호 부서의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해, 소비자가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판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금융노조는 앞으로도 금융질서를 흔드는 불합리한 정책과 제재, 금융소비자와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무리한 영업에 맞서 싸울 것이다. 상품과 판매목표를 결정한 책임은 외면한 채 사고의 책임과 비용을 현장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행태를 바로잡을 것이며, 이번 결정을 발판으로 금융당국이 합리적인 제재 원칙을 세우고,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판매 구조와 감독체계를 바꾸도록 투쟁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