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부터 금융공공기관 직원까지 차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실패를 막기 위해 정부가 막무가내, 주먹구구로 인력을 동원하고 있다. 말은 ‘협조 요청’이지만 거의 전시 강제 징발 수준이다. 행사의 피날레를 위해 급조된 K-POP콘서트(11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는 가수 BTS는 물론 전국 공무원과 금융공공기관 직원까지 차출하고 있다. 어제(8일) 기획재정부는 전체 공공기관에 각각 30명 정도의 진행 인력 파견을 요구하며 1시간 안에 회신을 지시했다. 당황한 각 기관 경영진은 직원들을 닦달하기 시작했고, 몇몇 조직은 노동조합과 다툼이 일기도 했다.
기재부, 이렇게 두서와 체계가 없는가? 우선 공공기관 직원 차출의 법적 근거가 없다. 국가 비상사태도 아니다. 청소년 잼버리대회에 국력을 집중한다면, 세계가 비웃는다. 기관별로 결정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노사 합의가 전제되는 단체협약 사안이다. ‘자원봉사’라는 형식으로 꼼수를 부린다면 차후에 보상 문제와 자발성 여부 등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무도 분명치 않다. 무슨 일을 하라는 것인가? 언제부터 언제까지 하라는 것인가? 당장 행사장까지 이동은 어떻게 하며 식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 국가의 중앙정부가 하는 일이 맞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의 안전이다! 추가 노동에 관한 법적 근거보다 중요한 것은 차출된 노동자들의 안전이다. 보통 열흘이 걸린다는 콘서트 무대가 3일 만에 설치된다. 태풍 ‘카눈’이 상륙할 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무더위 속에 4만 명이 넘는 다중이 밀집하는 이벤트다. 이곳에서 진행 인력들의 안전은 뒷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데도 금융공공기관이 기재부의 ‘명’을 거역할 수 없는 것은, ‘예산’과 ‘임금’을 틀어쥔 ‘갑’이기 때문이다. 국가 위기에 십시일반 힘을 보태는 것은 노동자를 넘어 시민의 상식이다. 차출자들에 대한 안전책을 철저히 점검하라. 만약 선량한 이들에게 사고나 변고가 생긴다면, 중대재해특별법에 의해 처벌받을 대상은 대통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