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2023년 제2차 정책담당 간부 회의가 어제(17일) 오후 2시에 금융노조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박홍배 위원장과 김형선 수석부위원장, 김재범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최원철 금융정책본부 부위원장과 김일영 정책전략본부 부위원장이 주최한 이날 회의에는 30여 명의 지부 정책담당 간부가 참석해 ▲미스터리 쇼핑 현안 및 대응방안 ▲은행권 인사관련 내부통제 모범규준 ▲근무시간·주 4.5일제 TF 운영계획 ▲기타 금융위 TF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주4일, 주4.5일제를 도입한 기업으로 인재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주4.5일제가 빠른 시간 내 노동 환경을 바꾸는 대세 흐름이 될 수 있다. 금융노조가 21년 전 산별합의를 통해 주5일제를 이뤄냈듯 주4.5일제도 반드시 끌고 갈 것”이라며 “39개 지부 정책담당자들을 중심으로 주4.5일제 실현을 위한 TF를 구성,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진행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각 행에서 시행 중인 미스터리 쇼핑의 실효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쇼퍼에 따라 평가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또 장시간 진행되는 평가에 일반 고객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윤준호 KEB하나은행지부 부위원장) “서로의 존재를 인지한 상태에서 주어진 원고를 그대로 읽는 식이라면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김태균 광주은행지부 국장) “내점고객 형태가 변화되면서 과거와 달리 표준화된 서비스 적용이 어렵고, 금융노동자들이 감시당함으로써 인격권이 침해당하고 있다”(이규웅 씨티은행지부 수석부위원장) 등의 의견에 공감했다.
금감원이 최근 시행을 확정한 '국내은행 인사 관련 내부통제 모범 규준'에 대해서는 지부별로 의견이 갈렸다. “강제적인 근무처 이동으로 승진에 불이익을 받는 직원들이 발생할 수 있다”(김태현 NH농협지부 실장) 등 반대입장을 피력하는 지부도 있었으나, “격오지 영업점 직원들과 일부 본부 직원들의 동일부서 장기근속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직원들은 순환근무를 반긴다”(김하형 KB국민은행지부 부위원장)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주 4.5일제에 대해서는 주당 소정근로 36시간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과 기존 제도를 활용해 단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 단계적으로 변화할 경우 교대로 반차를 사용하면 된다는 주장과 반차가 온전히 보장되기 위한 안전장치가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 재택근무 등과 연계한 도입 주장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토론은 올해 대표교섭 지부들과 일부 자원 지부들로 실무단을 구성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며 마무리됐다.
김형선 수석부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미스터리 쇼핑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인사관련 내부통제 모범규준에 대한) 은행별 경평 기준과 인사운영 방식에 대해 차이가 있으므로, 지부별로 동 제도들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해주시면 서로 상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리해 감독기관에 전달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미스터리쇼핑에 대한 전체 스크립트를 정리·분석해 감독기관에 의견을 제시하고, 필요하면 동영상도 만들어 공감대를 넓혀가는 방안도 모색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노조는 다음 주 중 대표교섭 지부와 참여를 원하는 지부를 중심으로 실무단을 구성해 매주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의에서는 2018년 금융노조가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는 주4일제 시행방안과 여러 학자들 및 관련 단체들이 내놓은 주4.5일제 자료 등을 검토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도출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