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는 9월 3일(수) 오후 3시 은행회관 앞에서 ‘2025 산별중앙교섭 성실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투쟁 깃발을 들어올렸다. 현장에는 김형선 위원장을 비롯한 본조 간부, 42개 지부 대표자와 상임간부 등 300여 명이 함께 모여 사측의 무성의한 교섭 태도를 강하게 규탄했다.
김형선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금융산업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금융노조 산하 7개 은행의 출생아 수는 9년 만에 63%나 줄었고, 창구 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금소법 시행 이후 상담 시간과 민원이 늘어나면서 현장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며 “산재는 신체적 상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감정노동이 초래하는 정신적 고통 역시 분명한 산재이며,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의 정신 건강을 지키고 가족과의 시간을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주4.5일제는 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지적한 국가 저성장과 지방 인구 감소를 극복할 해법이자, 대한민국의 저출생·저성장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열쇠”라며 “2002년 주5일제 전면 도입을 위해 선배들이 뜨거운 투쟁으로 변화를 이끌어냈듯, 우리도 새로운 변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조합원들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섭대표단의 투쟁사도 이어졌다. 문성찬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은 “사측의 태도는 노사관계의 기본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왜 성실 교섭을 외치는지 그 절박한 위기의식을 사측도 직시해야 한다. 말로 해도 통하지 않으니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끝까지 끈질기게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윤석구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금융노동자들은 정책금융 보증서 발급, 대출 실행, 청년·소상공인 지원 등 금융산업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달려왔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인상률과 차가운 사회적 시선뿐이었다”며 “우리의 투쟁은 금융노동자가 살고 국민에게도 이익이 되는 숭고한 싸움이다. 교섭대표단으로서, 금융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원호 전북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난 4월 8일 산별 중앙교섭 첫 상견례에서 노사가 충분히 대화해 출혈 없는 교섭을 이어가자고 제안했지만, 지난 5개월간 사측의 방어적 태도와 무책임한 자세는 결국 우리를 또 이 자리에 서게 만들었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주 4.5일제는 지역 소멸과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나와 가족, 일터와 대한민국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 뭉치자”고 호소했다.
이해형 수협중앙회지부 위원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노력에 걸맞은 정당한 대우이며, 주 4.5일제 전면 도입은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현장의 절박한 외침이자 저출산 극복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조합원이 주인 되는 일터, 모두가 행복한 금융산업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유왕희 기술보증기금지부 위원장은 “지난 몇 개월간 사측은 교섭에 성실히 임할 의지도 없이 변명과 말장난만 늘어놓았다. 우리가 바라는 주4.5일제 논의조차 거부했고, 임금은 공무원 수준에도 못 미치는 2.4%를 내밀었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싸워야 할 때이다. 실질임금 인상과 주4.5일제를 반드시 쟁취하자”고 외쳤다.
한편, 금융노조는 오는 8일(월) 오전 10시 ‘9·26 총파업’ 관련 기자간담회를 연다. 이어 9월 16일(화)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해 투쟁 열기를 한층 끌어올린 뒤 9월 26일(금)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