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금융접근성 개선을 위한 은행 점포폐쇄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점포 폐쇄 절차의 예외를 축소하고, 사전 영향평가와 지역 의견 수렴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방 금융접근성 저하를 고려한 평가 기준 보완과 함께, 은행대리업 등 점포 대체수단 마련 방안도 포함됐다. 이번 대책은 은행 점포를 단순한 수익·비용의 대상으로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공공성 강화를 정책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은행 점포 수는 빠르게 감소했다. 2020년 말 6,427개였던 점포는 2025년 9월 말 기준 5,523개로, 5년 만에 약 900개가 줄었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점포 감소율은 15.9%에 달해 점포 폐쇄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거래 확대는 명분이었을 뿐, 점포 폐쇄의 본질은 은행들의 비용 절감이었다. 그 과정에서 점포 축소를 이유로 인력이 감축됐고, 남은 금융노동자들은 늘어난 업무를 떠안은 채 현장에서 허덕여야 했다. 이는 서비스 질 저하와 금융취약계층의 접근성 약화로 이어졌다. 이번 방안은 점포 폐쇄 절차를 실질적으로 관리·강화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점포 대체수단, 특히 은행대리업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검토와 숙의가 필요하다. 은행대리업은 ‘단순 업무’부터 위탁한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업무 범위가 확대될 여지가 크다. 이는 금융서비스 제공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금융 일자리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은행의 고유 업무를 외부에 맡기는 방식은 금융서비스의 외주화를 고착화하고, 안정적인 금융 일자리를 비정규·하청 형태로 전환시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조차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은행대리업 도입이 점포 폐쇄 절차 강화와 함께 졸속으로 추진된다면, 현장의 영향과 부작용을 충분히 점검하기 어렵다. 금융서비스 접근성은 단순히 대체수단 확대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실질적인 금융접근성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지역에 국한하지 말고 수도권을 포함한 전반적인 점포 축소 흐름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점포 폐쇄의 구조적 흐름 속에서 은행들의 자율규제만으로는 실효성 있는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점포폐쇄 전 금융위 신고 의무화와 사전 영향평가 도입 등을 담은 은행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점포 폐쇄 절차를 법률과 감독규정에 반영해 금융당국이 직접 관리·통제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공공성은 현장에서 일하는 금융노동자의 안정적인 근무 여건과 명확한 책임 구조 위에서 유지된다. 향후 정책 집행 과정에서는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금융노동자와 함께 충분히 숙의하며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2026년 2월 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윤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