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명확한 제재 기준 비판··금융시장 신뢰·현장 노동자 보호 필요 재차 강조 - 윤석구 위원장, 법적 근거 논란··감독당국 신중한 판단 촉구
금융노조는 홍콩 H지수 ELS 관련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12일)를 앞둔 11일(수) 오후 1시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 관련 문제를 제기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앞선 1차 기자회견 이후에도 제재심의 방향에 근본적 변화가 없다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윤석구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금융사고 발생 시 상품 설계, 제도 운영, 감독 기준 설정 등 다양한 책임 주체가 있음에도 창구에 있는 현장 금융노동자가 가장 무거운 책임을 떠안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위원장은 “법적 근거 논란이 존재함에도 제재심의 범위가 확대되고 속도만 강조되는 흐름은 불완전판매 문제 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불완전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DLF사태 때 불완전판매에 대한 내부통제 소홀 책임을 물어 현장 노동자에게 중조치한 금감원의 처분이 결국 대법원에서 잘못된 제재라는 최종판결로 뒤집어졌다"고 언급하며, "이번 ELS 제재심의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결과로 금융노동자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감독기관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면 반드시 그 책임을 10만 금융노동자와 함께 끝까지 물을 것이다. 감독당국이 그 무게와 책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신중하게 판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 발언에 나선 문성찬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은 “1천억 원대 과징금은 SC제일은행의 경영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가혹한 조치이며, 지난해 9월까지 소매금융 영업이익이 약 520억 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연간 이익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의 과도한 과징금이 확정된다면 회복 불능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과징금은 소매금융 철수 가능성과 4천여 노동자의 고용 불안을 초래하고 금융시장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납부 능력과 자율배상 노력, 실제 이익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대 발언자로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함께 했다. 신 의원은 “불완전판매, 부당권유 금지 위반,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다면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그 책임 부과의 기준은 반드시 합리적이어야 한다. 합리성을 벗어난 과도한 책임 부과는 결국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내일 예정된 3차 제재심에서는 제가 지난해 국정감사 때부터 수차례 지적해 온 불명확한 법령 문제와 금융노동자에게 과도한 책임이 전가되는 문제를 충분히 고려해 금융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심의결과가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법률이나 시행령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사항까지 설명의무가 있다는 것으로 간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명백히 금소법 취지를 넘어선 확대 해석”이라며 “법률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사항까지 설명의무가 있다고 감독기관이 아전인수식으로 확대 해석해 제재를 추진한다면 또 다른 형태의 ‘불완전 제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감독당국은 은행이 20년 이상의 과거 데이터나 장기 시뮬레이션 결과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의무 위반 판단 근거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법원은 이러한 자료 미제공만으로 설명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장래 지수 변동에 따른 손익 판단 책임은 원칙적으로 투자자에게 있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면서 “이 같은 법원의 판단은 감독당국의 핵심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번 제재심이 법과 원칙을 벗어난 또 한번의 ‘불완전 제재’로 이어진다면 감독당국은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문 낭독은 김용환 신한은행지부 위원장, 문성찬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이 맡았다.
끝으로 참석자들은 금융노동자의 요구를 담은 항의서한을 금융감독원에 전달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