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결의대회 개최··금융노동자 삶 파괴하는 과징금 부과 시도 규탄 - 윤석구 위원장 "기준 없는 과징금, 정책 전면 재검토하고 무너진 제재 체계 바로 세워야“
금융노조는 23일(월) 오후 1시 금융위원회 앞에서 「한도없는 ELS 과징금, 금융위는 기준없는 정책 책임져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홍콩 H지수 ELS 과징금 관련 안건 논의가 오는 25일 예정된 가운데, 과징금 산정 기준의 형평성과 합리성 문제를 제기하고 금융당국의 책임 있는 판단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을 약 1조4000억 원 규모로 의결했다. 당초 2조 원대에서 일부 감경됐지만, 판매수익이 아닌 판매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산정한 방식이 유지되면서 금융권에서는 과징금 기준의 적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상품 설계, 제도운영, 감독 기준 설정 등 여러 책임 주체가 존재함에도 모든 책임이 현장 노동자와 금융회사에 집중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판매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하는 산정 방식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우리 금융노동자들은 두 달 넘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앞에서 원칙 없는 과징금 체계를 바로잡고, 명확한 산정 기준에 따른 과징금 부과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산업안전이나 공정거래 등 다른 분야에는 법적 상한과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 존재하는데, 금융 분야만 판매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사실상 한도 없는 제재가 이뤄지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기준 없는 과징금 부과는 금융산업 경쟁력 약화와 투자 위축은 물론 외국계 금융회사 소매금융 철수 문제까지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정책은 원칙과 예측 가능성을 기반으로 운영돼야 하며, 금융위원회가 책임 있는 판단으로 제재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금융노동자들은 공정한 기준과 합리적인 제재 체계가 바로 설 때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투쟁사에 나선 김용환 신한은행지부 위원장은 “2021년 홍콩 H지수가 급격히 폭락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과연 발생했겠느냐”며 “금융노동자가 H지수 폭락을 조장한 것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ELS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설명의무 미흡을 문제 삼고 있지만, 실제 쟁점은 20년 전 손실 데이터 대신 최근 10년 데이터를 안내한 부분에 집중돼 있다”며 “이미 금융권이 자율 배상과 합의를 통해 상당 부분 책임을 이행했음에도 추가 제재 논의가 이어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과징금은 본래 위반 행위로 얻은 경제적 이익 환수가 취지인데, 판매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한 대규모 과징금 부과는 그 범위를 넘어선 징벌적 성격으로 비칠 수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과 정책 신뢰를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산정 기준과 원칙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성찬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은 “ELS 과징금 산정 과정에서 ‘수입금액’을 판매금액 전체로 확대 해석한 것은 회계적 실질과 맞지 않는다”며 “은행은 상품 판매 시 통상 수수료 수준의 제한된 수익만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실제 자금 운용은 별도 금융기관이 담당하는 구조인 만큼, 전체 판매금액 기준 제재는 과도하게 확대된 해석”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비대면 판매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 대면 판매 현장에만 집중적으로 책임을 묻는 방식은 금융노동자 전체를 불완전판매 주체로 보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판매 과정에는 소비자 판단과 시장 변수 등 다양한 요소가 존재하는 만큼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대 발언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맡았다. 신 의원은 “금융위가 과징금 규모를 2조 원대에서 1조4천억 원 수준으로 낮춘 만큼 판단 근거와 기준이 명확하게 설명돼야 한다. 논란이 커지자 재량으로 조정했다는 식이라면 정책 신뢰를 훼손할 수밖에 없다”며 “법 적용은 단순한 문구 해석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입법 취지와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 소비자 보호와 금융산업의 안정, 노동자 고용에 대한 파급 효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 또 “금융소비자 권리 보호와 금융 공공성 강화, 금융노동자 고용 안정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균형 있게 구현해야 할 원칙”이라며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기준을 마련해 현장의 불안과 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두 차례 기자회견과 이번 두 번째 결의대회를 통해 금융당국에 강력히 경고했다. 그럼에도 기준 없는 ELS 과징금 산정과 금융노동자에게 희생을 떠넘기는 책임전가 시도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더욱 강력하고 조직적인 투쟁으로 맞설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