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는 지난 21년간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주택연금 등 정책금융을 통해 서민 주거안정을 뒷받침해 온 핵심 공공기관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와 달리 현재의 경영구조는 여전히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 있다. 감사를 포함한 상임임원 7인 중 내부 출신은 단 2인에 불과하며, 이는 금융노조 산하 타 공공기관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다수 공공기관에서 부기관장에 내부 인사가 선임되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형평성 측면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조직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부사장 직위조차 지난 21년간 내부 출신이 단 한 차례도 선임되지 않았다는 점은, 주택금융공사의 인사 구조가 얼마나 폐쇄적이고 왜곡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는 기관 내부의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내부 출신 인사는 정책 수행 과정과 조직 운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현실성 있는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함으로써 정책의 실효성을 높인다. 또한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주인의식을 부여하고, 조직 전체의 신뢰와 책임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외부 인사 중심의 경영구조에서는 현장과 동떨어진 판단이 반복되기 쉽고, 그에 따른 부담과 리스크는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내부 인재를 배제하는 구조에서는 정책 수행의 연속성과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공기관 운영의 원칙이라는 측면에서도 현 구조는 심각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공공부문 전반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 등 노동자의 경영 참여 확대가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책임경영과 자율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논의도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구성원의 참여를 배제한 채 외부 인사 중심의 경영구조를 고수하는 것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인사 관행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기관의 공공성과 신뢰를 약화시키고,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 수행 기반을 흔드는 구조적 문제다.
이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주택금융공사의 경영구조 정상화를 위해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진정한 자율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경영진 과반 이상을 내부 출신 상임이사로 선임해야 한다. 둘째, 조직 운영의 핵심 축인 부사장 직위에 반드시 내부 출신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 셋째, 내부 인재가 최고 경영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금융노조는 주택금융공사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2026년 3월 19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윤석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