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과 관련하여 최근 농협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는 실익이라고는 전혀 없는 보여주기식 패착이 될 것이 분명한 국책금융기관 강제이전을 분명하고도 강력히 반대해 왔다.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 협동조합까지 이전 대상에 올리려는 불순한 움직임을 단호히 거부한다.
농협은 단순한 협동조합이 아니라 농산물 유통을 통해 우리나라 농업인의 삶과 농가소득을 책임지는 핵심 조직이다. 수도권은 우리나라 최대 소비시장이면서 농산물 가격 형성과 유통이 이뤄지는 핵심지역이며, 경제사업의 시장분석·판로 확대·유통 협력 등의 역할을 위한 중심지이다. 농협의 또 다른 한 축인 금융산업 또한 이미 국회예산정책처 「제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 성과와 시사점」등 여러 보고서에서 지방 이전에 따른 조직 운영비 증가, 인력관리 부담 등 역기능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무엇보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1,108개 농축협 조합의 협의·의사결정 중심기관으로, 특정 지역 이전 시 제기될 이해충돌의 우려가 심각하고 지역별 유불리에 따른 갈등 심화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의 지방 이전이 사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는 농업인 경쟁력 강화·공동 이익 증진 등 농협 고유의 지원 기능을 해치게 될 것이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의 협동조합 7대 원칙은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핵심가치로 규정한다. 국내법인 협동조합기본법과 농협법 또한 ICA 협동조합 원칙을 입법이념으로 제정되었으며, 특히 농협법 제9조는 “국가와 공공단체는 조합등과 중앙회의 자율성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농협을 지방으로 강제 이전하려는 시도는 이러한 국제법 및 국내 실정법까지 위반할 수 있는 심각한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국정 과제이지만,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그에 기여한 바는 극히 미미했음이 이미 실증되었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도 재검토해야할 판에, 민간 협동조합의 지방이전을 강제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농협의 미래는 농협의 조합원이 결정할 일이며 정부의 개입은 아무 근거가 없다. 혹여라도 정부가 농협 지방이전을 구상하고 있다면 즉각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