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1일 이성윤 의원 등 10인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주된 사무소를 서울에서 전북으로 이전하는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국가균형발전과 전북 금융산업 육성이 명분이다. 그러나 또다시 금융기관의 기능은 뒷전으로 밀어놓고 지역부터 정했다. 금융기관은 주소만 바꾸면 끝나는 건물 하나가 아니다. 자금과 정보, 전문인력과 관련 기관이 긴밀하게 연결돼야 제 역할을 한다. 금융산업의 특성은 외면한 채 소재지부터 마음대로 정해놓고 어떻게 금융의 경쟁력을 지키겠다는 것인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대의를 특정 지역 정치인의 치적쌓기용 기관 유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이번 법안은 처음부터 전북을 목적지로 정했고, 대표발의자인 이성윤 의원의 지역구 역시 전북이다. 왜 하필 전북인가.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전북으로 옮겨 국가 금융산업 전체가 얻는 실익은 무엇인가. 원칙도 없이 금융기관을 지역별 유치 대상으로 만들면 결국 지역 간 갈등과 기관 쟁탈전만 남는다. 금융 경쟁력은 훼손되고, 일하는 노동자들은 소모적인 정치 논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것이다.
더구나 새마을금고는 이미 전국 방방곡곡에 뿌리내린 금융조직이다. 전국에 1,200여 개 금고와 3,000여 개 점포가 있고, 점포의 약 3분의 2가 비수도권에 있다. 중앙회도 전국 13개 지역본부를 두고 회원금고의 감독과 검사, 자금조절, 공제 등 전국 단위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지역금융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본부 하나를 옮겨 대체 무엇을 더 균형발전시키겠다는 것인가.
또한 새마을금고는 회원금고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금융협동조합이기도 하다. 중앙회의 주된 사무소 소재지는 정관의 필수 기재사항이자 총회가 결정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회원과 구성원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은 제쳐둔 채 정치를 앞세워 법률로 소재지부터 정하고 강행하려 한다.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민주성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처사다.
이전으로 발생할 손실은 또 누가 책임질 것인가. 주요 공공기관 이전에는 실제로 수천억 원대의 비용이 들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청사만 옮기면 끝나는 일이 아니다. 인력과 시스템을 옮겨야 하고, 기존 업무 연계도 다시 짜야 한다. 전문인력이 이탈하고 중앙회의 기능이 약화되면 그 피해는 중앙회에서 끝나지 않는다. 회원금고의 부담이 커지고 금융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면 결국 그 피해는 새마을금고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에게 돌아간다. 노동자 역시 주거와 가족, 교육과 생활기반의 변화를 떠안아야 한다. 결정은 정치인이 하고, 비용과 손실은 회원금고와 금융소비자,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행태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
금융의 기능도 외면했다. 전국에 구축된 새마을금고의 지역금융망도 안중에 없다.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민주성도 무시했다. 막대한 이전비용과 금융소비자, 노동자가 떠안을 피해에 대해 책임도 없다. 그런데도 무작정 지역부터 정했다. 이런 식의 일방적인 지방이전을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딱지만 붙이면 금융의 기능을 흔들면서까지 이렇게 마구잡이로 옮겨도 되는가. 금융노조는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정치적 지역배분의 대상으로 삼는 지방이전에 단호히 반대한다. 이성윤 의원 등 발의자들은 새마을금고중앙회 전북 이전 법안을 즉각 철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