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금융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박홍배입니다.
저는 오늘 조합원 동지들께 한국노총을 대표하여 더불어민주당 노동부문 비례대표 후보로 오는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함을 보고 드립니다.
지난 7년 여의 시간 동안 저는 지부 위원장과 금융노조 위원장으로서, 금융노동자들의 삶을 바꾸고 금융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교섭과 투쟁을 통해 노사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모피아와 금융자본에 맞서 금융산업의 공공성과 조합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힘써왔다고 자부합니다. 금융권에 만연한 야근과 공짜노동, 빅테크∙핀테크의 진출로 인한 금융질서 파괴,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무원칙한 지방이전 추진 등 금융노조의 문제제기와 투쟁은 금융노동자 스스로를 지키는 투쟁이었으며, 동시에 한국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이바지하는 소중한 노력이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의 국정운영, 특히 금융정책은 ‘낙제’ 수준이었습니다. 지난해 1.4%라는 사상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동안,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고금리, 고환율도 지속되었습니다. 중국 등 주변국의 경제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정부는 아무런 대응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금융시장에도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불과 세 달 전 상생금융이란 명목으로 금융회사들로부터 2조원을 갈취한 윤석열 정부는 이제는 PF 부실 확산을 방지한다며 ‘성과급을 지급하지 말라’는 엉뚱한 처방전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독당국과 경영진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낳은 ELS 손실 사태의 책임마저 ‘불완전판매’ 운운하며 우리 금융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금융노동자들이 나아가야 할 길은 여전히 안개 속입니다. 정부는 본인들의 경제정책 실패를 귀족노동자들의 ‘성과급 잔치’ 때문이라고 호도하고, 노동개혁이라는 명목으로 노사관계 및 노동조합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과 금속연맹 농성장 강제진압 등 금융과 노동 문제를 퇴행시키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우리 금융노동자들은 때로는 거리에서, 때로는 언론을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법과 제도를 바꾸기 위한 또 하나의 현장을 열어내고자 정치세력화에 박차를 가해왔습니다. 오랜 고심 끝에 직접 나서서 우리의 목소리로 법과 정책을 바꾸어 내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다음 소명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지난해 10월부터 저의 이런 고민들을 한국노총 지도부 및 금융노조 지부대표자들과 나누며 여러 차례 토론을 가져 왔습니다. 그리고 그저께인 3월 6일 2024년 제2차 지부대표자회의에서 금융노조 지부대표자들은 ‘현직 위원장의 총선 출마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은 있지만 反노동세력 심판과 反금융정책 저지를 위해 저를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추대’하는 것으로 결의했습니다.
숙의 과정에서 격려와 응원도 있었고,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물론 있었습니다. 정치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정치권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기우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임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출마하며 무거운 마음인 것도 사실입니다. 우려하시는 하나하나 소중히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우려보다 더 크고 많은 목소리로 응원해주신 마음을 더 깊이 새기겠습니다.
동지들께 약속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처음 노동조합 위원장에 출마할 때 가졌던 그 마음 그대로 동지들의 요구와 염원을 가지고 국회라는 새로운 현장으로 향하겠습니다. 저 스스로 금융노동자임을, 동지 여러분께서 선출해주신 금융노조 위원장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노동계 출신 국회의원이 아니라 노동자 국회의원, 금융노동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저의 출마와 금융노조의 4.10 총선 투쟁 중에도 금융노조의 올해 사업은 중단없이 추진될 것입니다. 조만간 금융노조의 지부대표자회의와 중앙위원회의를 통해 중지를 모아 규약과 규정에 따라 권한대행체제 출범 및 보궐선거 등 필요한 후속조치들을 진행하겠습니다. 또한 4월 17일에 예정된 2024년 산별임단투 출정식 및 1차 대표단교섭 등 금융노조의 올해 사업 및 투쟁 계획들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금융노조는 지난 64년간 수많은 패배와 좌절 속에서도 끊임없이 투쟁하고 승리해 왔습니다. 금융노동자에 걸 맞는 정당한 임금과 보상을 쟁취해 왔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주 52시간제 도입,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등 제도 개선을 쟁취해 왔으며, 저성과자 퇴출 저지,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저지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바탕에는 2012년, 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공동창당 참여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정책연대가 힘이 되었습니다.
금융노조 선배들의 국회 진출도 고비 때마다 금융노조의 투쟁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동지들의 자발적 참여로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1인 1당적 갖기 운동」은 금융노조를 국내에서 가장 선도적인 노동자 정치세력화 실천 조직으로 만들었습니다. 저 역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전국노동위원장을 역임하면서 ILO 핵심협약 비준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 노동정치에 힘을 보태 왔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독재와 노동탄압을 막아내기 위해 이번 총선 승리가 너무나 절실합니다. 여당이 과반 의석을 얻을 경우 비정규직을 양산할 파견법 개정, 주 52시간제를 무력화시킬 화이트컬러 이그젬션과 박근혜 정부의 저성과자 퇴출도 다시 추진될 것입니다. 상생금융이라는 명목으로 은행 산업을 쌈짓돈 취급하고 은행노동자를 이익집단으로 매도하는 그들을 막아내야 합니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이번 총선에 도전하겠습니다. 정권과 보수정치세력이 우리 금융노동자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온 힘을 다 쏟겠습니다. 금융노동자의 투쟁의 성과를 지켜내고, 일하는 시민들이 존중 받는 사회, 금융노동자들이 보람 있게 노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금융노동자가 승리할 수 있도록 동지들께서도 함께 해 주십시오. 反노동∙反금융 윤석열 정권, 반드시 심판합시다! 투쟁!
2024. 3. 8.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박홍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