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7(금) 본점 앞 총파업 대회...금융위까지 가두행진 - 김형선 위원장, "진짜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는 단체 교섭권 보장하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가 사상 첫 단독 총파업을 단행했다. 기업은행지부는 12월 27일(금) 오전 본점 앞에서 조합원 7,000여명과 함께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현재 기업은행지부는 ▲기획재정부 가이드라인 이상의 임금 인상 ▲체불된 시간외수당 전액 현금 지급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획재정부가 나서야 한다. 기타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의 인건비는 기획재정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총인건비제도로 인해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며, 시간외수당이 발생해도 총인건비를 넘으면 안된다며 체불되곤 했다. 결국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실질적인 단체교섭권이 없으며, 기업은행지부는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파업에 나섰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기업은행지부 위원장 겸직)은 "누가 교섭을 해야 하는지, 누가 주인인지, 누가 책임을 져야 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은행은 정부를 탓하고, 금융위는 기재부를 탓하고, 기재부는 금융위라고 말한다"라며 질타했다. 이어 "우리의 투쟁은 노동자로서 진짜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는 단체 교섭권을 보장하라는 투쟁이며, 우리가 일한만큼 보상하라는 단순한 원칙을 지켜달라는 투쟁"이라며 "우리는 비록 계란 하나에 불과할 수 있지만, 350개 공공기관 50만 노동자가 함께 한다면 계란이 바위를 부수고 뚫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장희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당선인은 "우리의 총파업은 기업은행에게 닥친 세 가지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라며 "첫째, 기업은행의 사용자는 기재부, 금융위, 은행 중 누구인가? 둘째, 정부는 왜 공공기관의 자율성과 특수성은 인정하지 않고 통제만 하는가? 셋째,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노동을 하고 있지만, 공공기관 한계에 막혀 취업경쟁률은 떨어지고 이직률을 올라가고 있어 기업은행 존속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함께 했을 때 변화는 현실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기업은행의 미래와 원동력을 총파업으로 만들어 내자"고 선포했다.
연대사에 나선 김현준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우리의 투쟁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연대하겠다"며 "기업은행의 투쟁이 공공부문, 그리고 국책은행의 최전선이라는 점을 잊지말고 강하게 투쟁하자"고 말했다.
총파업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광화문 금융위원회 앞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기업은행과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렸다.
한편, 현장에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최철호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정정희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엄길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위원장이 연대사를 통해 공공기관 노동자의 단체교섭권 쟁취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결의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박해철, 박홍배 의원과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도 참석해 기업은행지부와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