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2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임명됐다. 노동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노동자 출신 장관의 등장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번 인사가 단순한 상징을 넘어, 노동자와 시민이 주체가 되는 정책 전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며,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무너진 3년, 반노동 정책의 종식을 요구한다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지난 3년간 대한민국의 노동정책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노동시간 유연화’라는 미명 아래 장시간 노동체제가 되살아났고, 노조 회계 공시를 앞세운 ‘노조 혐오’ 정책은 자율성과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했다. 김 장관은 무너진 노동기본권을 회복하고, 갈등이 아닌 존중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노동정책으로의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
주4.5일제,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주4.5일제에 대해 "가능한 곳부터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4.5일제는 단순한 노동시간 단축이 아니라, 초저출생·고령화·수도권 과밀화·지역소멸 등 복합 위기를 극복할 핵심 전략이다.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재구성, 지역 균형 발전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열쇠이며, 그 실현 여부가 대한민국의 성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금융에서 시작해 전 산업으로 확산시켜야
금융산업은 주4.5일제 시범 도입에 가장 적합한 분야다. 2002년 주5일제를 가장 먼저 안착시켰고, 코로나19 시기의 영업시간 단축 경험 또한 제도 실험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금융산업은 이미 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정부와 함께 시범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4.5일제는 금융에서 시작해 전 산업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노동의 가치를 복원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데 김영훈 장관의 역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