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4.5일제 실시하라", 의사당대로 가득 메운 금융노동자들의 외침 - 김형선 위원장, “주4.5일제는 노동자들의 생존 요구이자 대한민국 미래를 지키는 해법”
“주4.5일제 실시하고 노동시간 단축하라” 국회 앞 의사당대로가 금융노동자들의 힘찬 목소리로 가득 메워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9월16일(화) 오후 6시 30분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2025년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9월 26일(금)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사측의 무성의한 교섭 태도를 재차 비판하며 금융노동자들의 전면적인 투쟁 결의를 대내외에 선포하기 위해서다.
결의대회에는 금융노조 42개 지부대표자 및 간부들과 수도권 조합원 1만여 명이 참석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주영·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도 자리해 지지의사를 밝혔다.
금융노조는 지난 3월 2025년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을 제출한 뒤 여러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은 임금 인상안 제시와 주4.5일제 도입 논의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 결국 교섭은 결렬에 이르렀고, 금융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두 차례의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조정중지가 결정됐다. 이에 금융노조는 9월 1일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94.98%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총파업을 확정한 바 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우리는 오늘 윤석열 정권을 탄핵한 현장에 주4.5일 시대를 열기위해 다시 한번 모였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주4.5일제는 ‘놀자판’을 만드려는 게 아니다. 무기력증과 우울증, 더 나아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는 우리의 동료들을 위한 절벽한 외침이다. 많은 연구 결과가 이 같은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해법이 주4.5일제라고 얘기하고 있다. 반드시 주4.5일제를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출생아 수는 10년간 절반 가까이 줄었고, 금융산업 노동자들의 자녀는 64%나 급감했다. 점포는 폐쇄되고 인력은 줄고 고객응대 시간은 늘어나 집에 가면 아이와 대화 나눌 힘조차 없는데 누가 아이를 낳고싶은 마음이 들겠냐”며 “대한민국의 미래,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주4.5일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또 “9.26총파업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자. 우리의 시간, 우리 손으로 만들어내자”고 호소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저출생과 저성장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구조적 위기”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주4.5일제는 가족의 시간을 지키고, 지역과 공동체를 되살리며,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회적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힘을 보탰다.
그러면서 “얼마전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는데 은행과 병원 등 노사 자율로 주4.5일제를 시행할 수 있는 곳은 정부가 적극 독려해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며 “한국노총 역시 금융노조와 끝까지 함께하겠다. 오늘의 투쟁이 더 나은 세상을 여는 길이 될 것”이라고 격려사를 전했다.
지부 위원장 및 간부들의 현장발언도 이어졌다. 김정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딱 1년 전 이 자리에 교섭대표단 위원장으로 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목이 터져라 외쳤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매년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듯한 답답함만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장 발언의 포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주4.5일제가 시행되면 취미 생활을 즐기고 여행을 떠나고 가족과 함께 금요일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우리는 그 시간을 되찾기 위해 싸우는 것이며, 그 명분은 이미 충분하다”면서 “끝까지 투쟁해 반드시 쟁취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류장희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기업은행은 매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헌신적인 노고는 단 한 푼도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바로 총액인건비제라는 제도적 장벽 때문”이라며 공공노동자들이 처한 부당한 현실을 지적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류 위원장은 우리의 투쟁은 서로 맞닿아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공공노동자들이 앞장서는 이유는 우리가 겪는 부조리를 바로잡을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내딛는 발걸음이 곧 대한민국 노동자의 새로운 길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명호 한국수출입은행지부 수석부위원장은 “주5일제가 도입되기 전 늘 토요일이면 부모님과 놀러 가기를 기다렸으나, 아버지는 주말에도 늦게까지 일하시느라 집은 늘 비어 있었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그러나 주5일제가 시작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아버지는 가족과 함께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타며 시간을 보냈고, 덕분에 작은 일상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주4.5일제역시 우리의 행복과 미래를 만들어가는 길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아가자”고 외쳤다.
김진우 경남은행지부 부위원장은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주4.5일제 도입에 힘을 보태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 아이가 자라서 맞이할 근무 환경은 지금보다 더 나아져 최소한 주4.5일보다 짧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주4.5일제는 지방소멸 문제를 막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해법”이라고 말하며 지방소멸 문제까지 함께 짚었다.
SC제일은행지부와 코스콤지부 조합원들도 무대 위로 올라와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박석운 SC제일은행지부 조합원은 “주4.5일제를 비롯한 노동시간 단축이 육아와 저출생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 기대하는 동료들이 많다”며 “우리 스스로 시간주권을 되찾아 노동뿐 아니라 삶의 시간을 주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주4.5일제는 그 변화의 출발점이다”고 했다.
김선희 코스콤지부 조합원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금융노동자로서 매일 지친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고, 아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안고 산다”며 “주4.5일제는 워킹맘에게는 경력 단절 없는 힘이 되고, 아이에게는 부모의 사랑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효율적인 노동과 성과, 저출생 문제 해결은 여기서 출발한다. 행복한 엄마, 활기찬 직장인,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금융노동자가 앞장서자”고 덧붙였다.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2025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굳건히 함께해주신 동지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 이 열기를 모아 9월 26일(금)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10만 조합원이 함께하는 ‘9.26 총파업’까지 굳게 단결해 나아갑시다! 주4.5일제 도입, 우리의 손으로 반드시 만들어 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