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추석 명절을 앞두고 금융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바라보며 보내주신 격려와 질책을 모두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싸움은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임을 국민께 꼭 전하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저출생, 돌봄 공백,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 서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도 돌볼 시간이 없고, 부모와 자식이 함께할 저녁 한 끼조차 사라진 사회에서 미래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 절박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주 4.5일제'는 단순한 근무시간 단축이 아니라, 가족의 시간을 회복하고, 지역을 살리며,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열어주는 길입니다.
그러나 재계와 일부 기득권은 여전히 "시기상조",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반대합니다. 하지만 역사는 이미 답을 보여주었습니다. 1989년 주44시간제를 도입했을 때 노동생산성은 12.6%, 고용은 4.7% 늘었습니다. 2004년 주5일제 도입 이후에도 노동생산성은 1.5% 높아졌으며, IMF 위기 이후 경제 회복과 성장에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당시에도 '나라가 망한다'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결과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은 나라를 살리고 국민의 삶을 개선한 정책이었습니다. 노동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노동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역사가 증명한 것입니다.
근거 없는 반대만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수 없습니다. 저출생과 청년 고용난, 지역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주 4.5일제는 그 해법이 될 것이며, 금융산업이 앞장서서 반드시 길을 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도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 몸이 한계에 다다르더라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이 싸움이 금융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곧 여러분의 가족, 그리고 아이들의 내일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이번 명절에 우리의 투쟁을 '내 가족의 이야기', '내 아이의 내일'로 함께 마음에 새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가 더해질 때, 우리는 반드시 주 4.5일제의 길을 열어 더 인간답게 일하고 더 풍요롭게 살아가는 대한민국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