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언론에서 금융노조의 주4.5일제 추진을 두고 소상공인들의 우려를 과도하게 부각하며, 마치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이해가 충돌하는 듯한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주4.5일제는 주휴수당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며, 노동시간 단축은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는 핵심 과제입니다.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 모두의 삶을 바꾸는 길입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OECD 평균보다 150시간 이상 더 일하고 있습니다. 과로 사회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청년의 삶, 가정의 시간, 내수의 활력 모두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4.5일제는 노동자만을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휴식 있는 삶은 소비 회복으로, 소비 회복은 곧 소상공인 매출의 증대로 이어집니다. 노동시간 단축은 내수 경기의 가장 확실한 처방이며, 사회 전체의 회복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특히 LG경제연구원과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주5일 근무제가 처음 시행되던 시기인 2003년 3분기와 2005년 1분기를 비교한 결과, 가계의 여가 관련 소비지출은 3.4%, 월평균 외식비는 5.6%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노동시간 단축은 소비 확대, 생산성 제고, 일자리 분배 효과 등을 통해 소상공인 매출 기반을 장기적으로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이미 입증했습니다.
‘을들의 싸움’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회의 길로
금융노조는 결코 노동자와 소상공인이 대립하는 구도를 원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경쟁하거나 갈라져 싸우는 사회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을들의 싸움이 아니라, 함께 살아남고 함께 잘사는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수 언론이 이러한 사회적 취지와 맥락을 외면한 채, 주4.5일제와 무관한 ‘주휴수당’ 논쟁으로 호도하며 왜곡된 여론을 조장하는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사회적 대화의 장에서 함께 답을 찾겠습니다
금융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이 소상공인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구체화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의 장을 제안합니다. 노동자와 소상공인, 정부와 국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내수 진작·일자리 확대·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더불어 은행 사용자단체도 이 논의에 적극 참여하여 금융권이 소상공인 지원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하길 바랍니다. 금융의 공공적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함께 회복하는 길입니다.
노동시간 단축은 나눔의 개혁입니다
금융노조는 주4.5일제 추진이 단지 근로조건 개선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과 삶, 그리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사회적 개혁의 시작임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노동자와 소상공인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대한민국, 그 길에 금융노조가 앞장서겠습니다.
2025년 10월 1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김형선